2026년 7대 주거 트렌드(Zillow)

2026년, 미국 주택 시장은 단순한 ‘거주 공간’의 개념을 넘어 자기표현과 웰빙, 그리고 회복탄력성(Resilience)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Zillow가 최근 발표한 Home Trends Report에 따르면, 내년 주택 디자인을 이끌 키워드는 대담한 색채감, 자기돌봄을 위한 휴식 공간, 기후 재난에 강한 구조, 지속 가능한 에너지 시스템, 그리고 취향 중심의 맞춤형 공간이다.

이 보고서는 Zillow의 방대한 매물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최근 1년간 부동산 매물 설명에 자주 등장한 키워드를 분석하여 작성됐다. Zillow 홈 트렌드 전문가 아만다 펜들턴(Amanda Pendleton)은 “부동산 에이전트들이 사용하는 단어 하나하나에는 오늘날 구매자들의 욕망이 그대로 담겨 있다”며 “특정 키워드가 급격히 증가하는 것은 곧 주거 문화의 방향을 가리키는 신호”라고 설명했다.

1. 색으로 몰입하는 공간 — ‘Color Drenching’의 시대

2026년 가장 눈에 띄는 트렌드는 단연 컬러 드렌칭(Color Drenching)이다. 회색과 백색으로 대표되던 미니멀리즘은 이제 과감한 색채감에 자리를 내주고 있다. Zillow 데이터에 따르면 ‘Color Drenching’이 언급된 매물은 전년 대비 149% 증가했다. 이는 벽, 천장, 몰딩, 바닥, 심지어 가구까지 한 가지 색상으로 통일하는 디자인으로, 공간 전체를 ‘하나의 감정’으로 물들이는 것이 특징이다. 전문가들은 이를 “감정적 몰입감과 심리적 안정감을 동시에 주는 색채 치료적 공간”으로 해석한다.

2. 디지털 디톡스를 위한 ‘Reading Nook’

디지털 피로가 일상이 된 시대, 주택 안에서의 ‘아날로그적 휴식’이 각광받고 있다. Zillow에 따르면 ‘Reading Nook(독서 공간)’이 언급된 매물은 48% 증가했다.

창가나 계단 밑, 혹은 방 한쪽 벽면을 활용한 작은 코너 공간은 개인의 사적 안식처로 변모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자기돌봄(Self-care)’과 맞닿아 있으며, 소비자들이 집을 정신적 재충전의 공간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3. 기후 위기 시대의 ‘Resilient Home’

미국 전역에서 이상기후와 자연재해가 빈번해지면서, 주택 구매자들은 ‘보호(Protection)’ 기능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있다. Zillow의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홍수 방지(Flood Protection) 언급은 64%, 침수 대비 고지대 위치(Elevation)는 26%, 화재 방호 조경(Defensible Space Landscaping)은 36%, 화재 보호 시스템(Fire Protection Systems)은 28% 증가했다.

이는 단순히 집을 짓는 방식의 변화가 아니라, 주거 안전성 자체가 새로운 주택 가치로 자리 잡고 있음을 의미한다.

4. ‘Sustainability’는 선택이 아닌 기본

지속가능성은 더 이상 트렌드가 아닌 필수 요소다. Zillow는 “Sustainability isn’t just a buzzword — it’s a selling point(지속가능성은 단순 유행어가 아니라 판매 포인트)”라고 명확히 규정한다.

데이터에 따르면, 제로에너지 준비 주택(Zero-energy-ready Homes) 언급이 70%, 가정용 배터리(Whole-home batteries)가 40%, 전기차 충전 시스템(EV Charging)이 25% 증가했다.

또한 ‘Sustainable’ 또는 ‘Green’이라는 광의의 키워드 자체도 21% 증가하며, 친환경적 주거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주택 구매의 실제 결정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5. 웰니스 중심의 공간 설계

팬데믹 이후 가정 내 웰빙(wellness)의 중요성은 꾸준히 확산되고 있다. Zillow에 따르면 ‘Wellness Features’ 키워드는 33%, ‘Spa-inspired Bathroom’은 22% 증가했다.

이러한 공간은 단순한 욕실을 넘어 하루의 피로를 풀고 정서적 회복을 돕는 사적 힐링 존으로 기능한다. 반면, 한때 유행했던 ‘Juice Station(주스 스테이션)’ 언급은 19% 감소했고, 청소가 어려운 ‘Marble Sink(대리석 세면대)’는 15% 감소했다.
이는 소비자들이 ‘보여주기식 럭셔리’보다 실용적이고 지속 가능한 편안함을 중시하게 되었음을 시사한다.

6. 운동과 여가를 품은 집 — ‘Active Recreation’

Zillow의 보고서는 ‘Man Cave’가 10% 감소한 대신, 스포츠 기능 공간이 증가했다고 분석한다. 특히 골프 시뮬레이터(Golf Simulator)와 피클볼 코트(Pickleball Court)는 각각 25% 증가, 배팅 케이지(Batting Cage)도 18% 증가했다.

이는 ‘놀이 공간’이 단순한 여가를 넘어 개인의 취향과 건강을 반영한 맞춤형 체험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7. 개성과 감성이 살아있는 ‘Artisan & Vintage’ 디자인

주택의 표준화가 가속화될수록, 소비자들은 유일성과 개성을 추구한다. Zillow 리스팅에서 ‘Artisan Craftsmanship(장인정신 기반 수공예)’은 21%, ‘Vintage Touches(빈티지 감성)’는 17%, ‘Whimsy(기발함)’ 15% 증가했다.

이는 대량생산된 가구 대신 핸드메이드 타일, 맞춤형 조명, 빈티지 소품 등을 선호하는 소비자 트렌드로 이어지고 있다.

 

2026년의 주택 트렌드는 단순히 ‘새로운 인테리어 스타일’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인간의 삶의 방식이 변화하고 있다는 증거다. 색으로 감정을 표현하고, 공간에서 휴식을 찾으며, 환경과 안전을 고려하고, 자신만의 취향을 담는 것 — 이 모든 흐름은 ‘집’을 가장 개인적이면서도 가장 사회적인 공간으로 재정의한다.

Zillow의 보고서는 분명히 말한다.

“미래의 주택은 기능적이어야 하고, 감성적이어야 하며, 무엇보다 나를 닮아야 한다.”

관련참고기사:Zillow's 2026 home trends: Color-drenched, whimsical and resili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