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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One page proposal

전략_경영/기획

by Marketcast 2004. 10. 1. 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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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하는일이 컨설팅위주의 업무라 기획서와 보고서를 쓰는경우가 많습니다.작년부터 프로젝트를 하나 진행하고 있는데 프로젝트 아이템에 관한 보고시간이 2분으로 제한되었습니다. 2분안에 전체적인 마스터플랜에 관한 설명과 시나리오를 설명해야한다는 부담감으로 2장으로 보고서를 압축하는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보고서 구성 자체도 텍스트로 정리하는것이 아닌 한눈에 들어올 수 있도록 Concept 과 Master Plan을 비주얼로 표현해야했습니다. 문장 하나하나, 프로세스의 화살표 하나하나의 구성과 표현을 한페이지에 전달하고자 거의 2주일 동안 하루 4시간 이상의 회의를 거쳐 2장의 보고서가 완성되었습니다.

보고서 자체에 대상자에 관한 눈높이 Proposal 과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이 간결극명하게 담겨져 있어야하는데 막상 2주동안 주무르다보니 눈높이가 저희에 맞춰져 있구 완성된 보고서도 복잡한 회로도 마냥 선,점,면의 나열로 보이더군요..ㅠ.ㅠ

이 2동안 "OnePage Proposal"을 진행하기 위해서 다양한 "압축과 압박사이"에 시달렸는데....한장으로 자기가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을 구성한다는거...정말로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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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소에서 근무하다 도장 공장으로 발령을 받는 내게 떨어진 첫 번째 미션은 ‘도장공장 직행율 올리기’였다. 30%가 넘는 불량률 때문에 영업에 지장을 초래하는 것을 물론, 조립 차체 프레스 등 관련 공장에도 막대한 지장을 주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공장에 관해 별 경험이 없던 나는 상사의 배려로 전 세계의 일류 도장공장을 견학할 기회가 생겼다. 스페인을 비롯한 유럽, 미국, 일본의 공장을 두루 보고 불량률을 줄일 수 있는 아이디어를 내야 하는 출장이었다. 2주 넘게 출장을 다녀온 나는 어떻게 출장보고서를 쓰고 이를 보고할 것인가를 고민해야만 했다.

우선 다른 사람들이 쓴 것을 보았는데 일기 형식으로 쓴 것부터 시작해서 기행문 식으로 쓴 것까지 내용과 형식이 천차만별이었는데 별 도움이 되질 않았다. 할 수 없이 내 생각대로 출장보고서를 썼는데 사장님으로부터 “매우 훌륭한 보고서임, 전 부서장 회람바람”이란 극찬을 받았다. 그 때 칭찬을 받았던 이유는 단 한 가지다. 내용 자체는 방대했지만 상사에게는 “향후 대책관련(Future Plan)” 부분만 올리고 나머지는 첨부로 올렸기 때문이다. 길고 지루한 보고서에 질렸던 상사는 한 장짜리 요약본을 보고 기뻐했던 것이다.

컨설팅 회사에서 올린 두툼한 보고서, 합작을 위한 제안서, 신사업을 위한 품의서, 출장보고서 등의 공통점이 무엇일까? 아무도 읽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무자는 그것을 만들기 위해 몇 날 밤을 지샜을지 몰라도 그것을 읽고, 의사결정을 할 책임자는 두꺼운 제안서를 볼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사업계획 등을 보고할 때 보고를 받는 상사가 가장 먼저 보는 것은 무엇일까? 내용의 적극성과 참신성, 말하는 사람의 태도… 아니다. 보고서의 두께이다. 상사는 당신이 준비한 두툼한 보고서를 보는 순간 질려 버린다. 내용을 보기도 전에 그 생각부터 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짧게 요약된 한 장 짜리 보고서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을 살펴보자.

첫째,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짧은 글을 쓰는 것이 긴 글을 쓰는 것보다 훨씬 어렵다. 그런 의미에서 시(詩)가 가장 쓰기 어렵다고 한다. 제안서도 마찬가지다. 짧게 요약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준비와 소화과정이 중요하다. 완벽한 소화과정 없이 짧은 제안서를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

둘째, 걸러내고 축소하고 압축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우리가 사용하는 말이나 글에는 군더더기가 너무 많다. “앞에서도 설명했지만, 다들 알고 계시겠지만, 보충해서 설명 드리자면” 등등의 곁말은 없애야 한다. 흥미롭지만 불필요한 사실도 제거해야 한다. 사람은 자신의 지식을 알리고자 하는 강한 욕구를 갖고 있다. 내용과 관계는 적지만 이를 드러내고 싶어하는 것이다. 힘들지만 욕구를 자제해야 한다. 뻔한 사실도 빼는 것이 좋다. 보고 받는 사람들은 대개 그 방면에 대해 일정 수준의 지식을 갖춘 경우가 많다. 그런 사람들 앞에서 뻔한 얘기를 하는 것은 긴장감을 없앨 위험이 있다. 그들이 모를만한 사실, 주위를 집중시킬 수 있는 사건만을 정제하여 집어넣어야 한다. 수정처럼 명확한(crystal clear)한 말로 다듬어야 한다.

셋째, 대상자를 생각하고 스토리 라인을 만들어야 한다. 대상자가 누구냐에 따라 얘기는 크게 달라진다. 대상자와 눈높이를 맞추어 언어(terminology)를 고르고, 얘기를 전개해야 한다. 또한 어떤 순서로 얘기할 지를 생각해야 한다. 결론부터 얘기할 수도 있고, 기승전결로 풀어갈 수도 있고, 놀라운 사실을 처음에 제시할 수도 있다. 어떤 경우이든 전체 내용이 어떤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을 알리는 것이 필요하다.

넷째, 요구사항을 분명히 해야 한다. 보고서나 제안서는 무언가를 얻어내기 위한 수단이다. “열심히 일했으니 칭찬을 해 달라는 얘긴지, 이런 사실을 알고나 있으라는 건지, 보고를 했으니까 이제부터는 당신이 알아서 하라는 건지…” 주장하는 바가 무언지 불분명한 보고서는 최악의 보고서이다. 그래서(so what?) 란 질문을 받았다면 당신은 실패한 것이다. 재정적인 뒷받침을 원하는 건지, 인력 지원을 해달라는 것인지, 장소를 빌려달라는 것인지를 분명히 해야 한다.

다섯째, 오자, 탈자, 데이터의 오류를 살펴보고 예상질문을 생각해야 한다. 보고를 받고 의사결정을 하는 사람은 늘 허점을 찾는다. 보고 하는 사람을 테스트한다. 상대방이 데이터에 의문을 제기한다든지, 오자나 탈자를 지적했다면 당신의 제안은 끝난 것이다. 그 외에도 제대로 알고는 있는 사람인지, 이런 프로젝트를 수행할 자격은 되는 것인지, 경험과 지식은 충분한지를 끊임없이 살핀다. 역지사지의 생각으로 예상 질문을 만들어 보고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말하기는 생각정리의 첫째 단계이다. 글쓰기는 두 번째 단계이다. One page proposal은 생각정리의 마지막 단계이다. 명확하게 정리된 생각은 상대를 설득시킬 수 있는 필수과정이다. 이를 생활화 함으로서 좋은 아이디어들이 실행되기를 기대해 본다.

출처:www.emars.co.kr / 한근태 한스컨설팅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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