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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로마케팅 - 뇌속의 고객 구매버튼을 자극하라 -

마케팅 전략/마케팅칼럼

by Marketcast 2013. 2. 2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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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창간한 여성 월간지 “마리안느”는 창간되고 17호 만에 폐간되는 비운의 잡지가 되었다. “마리안느” 는 창간 전에 철저한 시장조사를 실시했는데, 그 결과 주부들이 낯 뜨거운 섹스 이야기나 루머 일색의 기존 잡지들에 식상해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한 유익한 정보만을 담은 잡지가 나온다면 무려 응답자의 95% 이상이 구독하겠다는 결과를 얻었다.

이에 고무된 이 잡지는 고객의 니즈에 맞게 무섹스, 무루머, 무스캔들을 표방하는 명품여성월간지를 출간하였다. 하지만 창간한 지 2년도 채 되지 않아 독자들의 외면 속에 부도를 내고 말았다.이런 결과를 초래한 건 고객의 숨겨진 진짜 마음을 읽지 못했기 때문이다. 설문 조사 당시의 환경 및 자신의 체면 때문에 응답자들은 이성적으로 대답했지만 정작 마음속의 속내를 드러내지 않았던 것이다.

설문조사와 달리 구매결정시점에는 이성적 판단 보다는 연예인의 루머 나 선정적이면서 자극적인 내용에 이끌리는 감성적인 본능에 따라 기존에 익숙한 잡지를 선택한 것이다.  

백화점에서의 구매 또한 마찬가지이다. 합리적인 구매를 위해서 꼼꼼하게 구매계획서를 작성하 여 백화점에 들어서지만 매장을 둘러보면서 쇼윈도에 걸려있는 화려한 옷을 보게 되면 발길을 멈추고 해당매장에 들어가 점원에게 가격을 물어보게 된다. 그리고 결국 구매계획과 상관없는 제품을 충동적으로 구매하게 된다.

고객들은 자신이 물건을 구매할 때 합리적이고 이성적으로 구매한다고 생각하지만 이처럼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이성이 아닌 감정의 충동에 의해 구매를 결정하게 된다. 조사결과 모든 결정의 70~80%는 자신도 모르는 무의식 상태에서 이루어지며 고객이 내리는 모든 중요한 결정은 감정이 우선한다.

뉴로마케팅은 설문조사로 파악할 수 없는 고객들의 다양한 의사결정과 선택과정에 뇌가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분석하여 고객의 심리 상태를 파악하는 것이다. 뇌의 반응을 분석 함으로서 고객이 말로 표현하지 못한 다양한 고객심리 상태를 파악하여 고객의 본심을 들여다 볼 수 있다. 더불어 심리상태 이외에도 오감이 의사결정을 할 때 어떠한 영향을 끼쳤는지 감성적인 판단의 역할도 규명할 수 있다. 

뇌의 작용 및 상태를 파악하기 위한 분석 방법으로 가장 많이 활용하는 방법은 fMRI(자기공명단층 촬영장치)를 활용하는 것이다.


뇌나 신경계의 특정 부분이 활성화 될 때 신경이 산소를 소모함에 따라 변하는 뇌혈류를 측정해 뇌신경의 활성화를 간접적으로 추정하여 보여주는 것이 바로 fMRI이다. 예를 들면 우리가 냄새를 맡는 데 집중하고 있으면 후각을 담당하는 뇌의 부분이 fMRI 사진에서 밝게 나타난다. 반면 우리가 무언가를 골똘하게 기억하거나, 기억을 끄집어내려 한다면 기억과 사고를 담당하는 전두엽, 즉 뇌의 앞부분이 밝게 나타난다. 이처럼 fMRI는 활성화된 부분을 밝게 보여줌으로써 우리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무엇을 느끼는지를 보여준다.

이처럼 fMRI로 촬영된 결과를 기반으로 고객의 행동 및 의사결정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우선 뇌의 구조와 기능을 이해해야 한다.



뇌는 크게 대뇌피질 , 대뇌변연계, 뇌간으로 구분할 수 있다. 대뇌피질은 사람 뇌의 90%를 차지하고 있으며 주로 의식적인 사고, 학습, 언어능력 등의 이성을 콘트롤 하는 기능을 한다. 대뇌피질은 다시 전두엽, 두정엽, 후두엽, 측두엽, 소뇌로 구분된다. 특히 머리 이마 앞부분에 해당하는 전두엽의 전전두엽(前前頭葉)은 감정과 행동, 기억의 통합에서 특별한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는 두뇌의 CEO 역할을 한다. 대뇌피질은 이성을 담당하기 때문에 이성적 판단 할 때 활성화가 된다. 즉 구매 결정시 충동적으로 상품을 선택했으나 가격을 보고서 잠시 망설이는 것은 대뇌피질의 전두엽이 활성화 되었기 때문이다.

대뇌피질 아래에는 대뇌변연계가 자리잡고 있으며 주로 특정의 정서반응 과 연관되어 있으며 감성을 콘트롤 하는 기능을 한다. 대뇌변연계는 감각정보 중개역할을 하는 시상, 시상의 바로 아래에 본능적 행동을 지배하는 시상하부, 우리몸의 가장 중요한 호르몬을 조절하는 뇌하수체, 기억을 관장하는 해마 및 선호도를 관장하는 편도핵으로 구성되어 있다. 길거리를 지나가다 은은한 커피향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커피가 먹고 싶다는 욕구가 발생하는 것은 대뇌변연계가 활성화 되었기 때문이다.

파충류의 뇌라고 불리는 뇌간은 가장 안쪽에 존재하며 모성애, 굶주림, 갈증, 성욕 과 같이 인간이 태어나는 순간부터 생존에 필수적인 본능을 유지하는 것을 담당한다. 뇌간은 뇌의 내외부의 신호들과 신경전달물질을 통해 두뇌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동시에 대뇌와 변연계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하품 같은 단순한 생리현상에서부터 고차원적인 의식 활동 전반에 이르기까지 뇌간은 다른 영역들과 함께 일한다. 

 

[뇌의 구조 와 기능]

구분 구조 기능
대뇌피질(신피질) 이성을 콘트롤
전두엽 사고,학습,추리,의사결정 능력 및 언어능력 담당
두정엽 감각정보를 종합하고 분석
후두엽 시각을 지배
측두엽 기억과 청각을 지배
소뇌 몸의 균형과 운동을 관장
대뇌 변연계 감성을 콘트롤
시상 감각정보를 중개하는 역할
시상하부 본능적 행동을 지배(생명중추)
뇌하수체 호르몬을 조절하여 기능을 조절
해마 기억을 관장
편도핵 선호도를 관장
뇌간 본능을 콘트롤

 

 

뇌의 각 영역은 역할에 따라 상호작용하면서 구매의사결정 과정에서 고객의 머릿속에서 다양한 영향을 끼친다.

 

구매의사결정에서 제일 먼저 관여하는 것은 대뇌피질이다. 대뇌피질은 이성을 콘트롤 하기 때문에 기술, 품질, 가격 등을 기반으로 이성적 판단을 선행한다. 기술이나 품질 등 이성적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 뇌는 대뇌변연계로 하향변환으로 전환시켜 디자인, 패션, 스타일 등의 감성으로 판단한다. 감성으로 의사결정이 어려운 경우 뇌는 다음으로 시상(Thalamus)으로 판단하라는 명령을 내리는데 시상은 감각을 콘트롤 한다. 즉 감각적으로 판단하는 것이다. 감각은 시각(87%)-청각(7%)-촉각(3%)-후각(2%)-미각(1%) 순으로 의사결정에 영향을 끼친다.

 

감각적으로 결정을 못 내리면 뇌는 다음 판단 기준으로 시상하부(Hypothalamus)의 기능인 본능을 자극한다. 특히 본능 중에서 가장 중요한 식욕과 성욕은 어필하는 형태에 따라 파급효과가 크다. 본능의 자극강도로서 판단을 못 내리면 해마(Hippocampus)를 통하여 기억을 끄집어 내어 제품 과 서비스에 관한 기억으로 판단한다. 최종적으로 뇌는 편도핵(Amygdala)의 선호도에 따라 개인이 가지고 있는 제품이나 서비스의 크기, 형태, 색깔 등을 선택하여 의사결정 한다.   

 

그러나 뇌는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하는 사이에 수많은 자극과 신호를 받아들인다. 그렇기 때문에 앞서 설명한 프로세스대로 구매의사결정이 이루어지지 않으며 뇌가 반응하는 자극 강도 및 활성화 정도에 의해 이성/감정의 판단으로 구매의사결정을 내린다. 예를 들어 백화점에서 맘에 드는 옷을 발견하게 되면 “옷을 구입해” 라는 메시지가 대뇌피질의 후방과 측면에 옷이 하나의 상으로조합된다. 조합된 상은 변연계로 넘겨져 다양한 감각을 기반으로 옷이 가진 의미를 탐색하게 된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가격이 비싸면 신피질이 활성화되어 이성적인 판단의 영향이 크면 구매를 중단 할 수 있으며 옷을 들고 거울에 비친 모습이 잘 어울리면 변연계의 감성적인 역할이 크게 작용하면 그대로 충동구매로 이어지는 것이다.

 

2006년도에 스탠포드대 심리학과 브라이언 크너슨 교수 연구팀은 사람들의 구매 행위를 결정하는 뇌의 활동을 분석하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fMRI안에 피실험자 들을 들어가게 해 고다이바 초콜릿을 보여주고 가격을 확인하게 한 뒤 살것인지 말것인지 버튼을 누르게 했다. 그리고 초콜릿 제품이 담긴 이미지 와 가격을 보여주었을 때의 뇌의 활동 및 반응을 촬영했다.

 

연구결과 제품을 구매하겠다고 대답한 피실험자들은 상품을 보자마자 그들은 쾌락을 느끼는 대뇌측좌핵의 활동이 매우 활발해졌다. 구매를 하지 않겠다고 대답한 피실험자들은 가격을 봤을 때 뇌 반응이 구매자들과 매우 달랐다. 그들은 가격을 보자 금전적인 손해를 느끼고 모험을 회피하려는 성질을 관장하는 측두엽 아래에 있는 뇌섬엽 부위가 활발히 활동하는 모습을 보였다. 마지막으로 피실험자들은 이성을 판단하는 전전두엽 피질에서 상품을 샀을때의 쾌감과 “지출의 고통”을 저울질해 제품을 살지 말지를 결정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대뇌 측좌핵이 활발히 활동하던 피실험자들은 여지없이 구매버튼을 눌렀다.

 

이 실험결과 뇌는 이미 초콜릿을 보는 순간 의식을 하기도 전에 뇌의 쾌락을 느끼는 측좌핵이 먼저 반응했기 때문에 고객들은 제품을 보는 순간 뇌는 제품을 구입할지 말지를 이미 알고 있다는 것이다. 매장에서 고객이 방문해서 물건을 만져보거나, 점원에게 가격을 물어보는 순간 고객들의 뇌에는 구매의 의사가 있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가격을 보는 순간 이성을 판단하는 전전두엽이 활발히 활성화 되어 가격대비 성능 등을 비교하는 등의 다양한 상황 등을 파악하고 다음 행동을 결정한다. 즉 쇼핑의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측좌핵을 억제하고 이성적으로 행동하도록 하는 것이다.

 

뉴로마케팅을 통하여 차츰 고객들의 뇌에서 일어나는 구매 의사결정 매커니즘이 밝혀지면서 상품기획, 브랜드 인지, 광고효과, 매장동선 및 디스플레이구조, 고객응대 등의 다양한 마케팅 분야에서 fMRI 분석을 활용하고 있다. 다임러 클라이슬러는 소비자들이 스포츠카를 볼 때 사회적 지위와 보상을 연상한다는 사실을 알아냈으며, 켈로그는 여성들이 식품광고를 보면서 배고픔을 해소하면서도 날씬해지고 싶어하는 상반된 감정을 파악했다. 또한 담배의 경고문구가 보상과 관련된 부위를 활성화 시켜 오히려 흡연욕구를 자극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국내의 경우 아모레퍼시픽은 브랜드 선호도 조사를 위하여 아모레퍼시픽과 해외유명 브랜드의 광고 및 제품 사진을 보여주면서 fMRI 사진을 찍었다. 실험결과 아모레퍼시픽의 헤라와 아이오페 브랜드에 대해 감성영역인 우뇌 반응이 예상보다 적어 친밀감이 모자란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아모레퍼시픽은 제품패키지부터,백화점매장 및 모델 이미지까지 브랜드 전반에 관하여 감성적이면서 친밀감을 주기 위한 리뉴얼 작업을 진행하였다. 헤라의 제품 패키지는 기초화장품은 원통형 용기에 담는다는 관행을 깨고 여성들이 화장을 고칠 때 사용하는 트윈케이크처럼 항상 핸드백에 넣고 다니며 사용할 수 있도록 사각형으로 만들었다. 백화점 매장도 제품 색감과 디자인에 걸맞게 변형시켜 소비자들이 무의식적으로 브랜드에 익숙해지고 친밀감을 가지도록 하였다.

 

기능성 화장품인 아이오페의 경우 뇌 분석결과 기능성을 강조하다보니 조금은 “차갑다”라는 느낌을 준것으로 나타나 광고이미지의 변화를 주었다. 회사는 광고모델 이나영의 피부상태를 분석해 몇 달 동안 이미지를 관리해 성숙하면서도 친밀한 느낌의 화장이 가능하도록 하였다.

 

실질적으로 구매가 결정되는 매장내의 동선 및 디스플레이 또한 뇌의 활동 상태를 파악해 고객의 구매동기 및 감정을 자극하도록 설계할 수 있다. 왼쪽 뇌는 운동을 조절하는 기능을 담당해 왼쪽뇌는 신체 오른쪽 부분을 조정해주며, 대뇌신피질 아래에 있는 대뇌기저핵 속 높은 도파민 농도가 고객들에게 오른쪽으로 움직이도록 유도해 고객은 매장내에서 자기도 모르게 오른쪽으로 이동하는 경향이 강하다. 고객들이 편안하게 매장을 둘러보고 쇼핑을 계속 할 수 있도록 중앙통로를 입구에서 오른쪽으로 45도 꺽어진 방향으로 낸 다음 고객들이 시계방향으로 매장을 둘러볼 수 있도록 설계해야 한다.

 

고객에게 선택의 폭이 넓은 것 같은 느낌을 주고 동시에 물건을 고르는 스트레스를 줄이며 구매충동을 자극하도록 매장내 상품을 배치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브랜드별로 배치하는 것이다.

 

뇌는 뇌에 소모되는 불필요한 에너지 낭비를 줄이도록 진화되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브랜드들은 머리속에 자동으로 각인되어 있어 뇌는 낭비를 줄여 최소한의 에너지로 소모하여 무의식적으로 구매가 이루어진다. 그러나 다양한 상품구색을 통하여 뇌가 인지하고 대안을 비교 탐색하는 복잡한 사고과정을 거치는 동안 뇌는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고 이성적으로 판단해 구매를 포기할 수 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무엇보다 제품의 브랜드을 고객에게 각인 시키는 작업이 중요하다.

 

매장내에서 고객동선 확보 와 매장 배치 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마지막 계산대에서 고객대응이다. 뇌는 일련의 사건 가운데 가장 먼저 체험한 것 보다 가장 나중에 체험한 것을 더 잘 기억하는 습성을 가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매장 내에서 빠르고 편리하고 친절하게 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좋은 경험을 제공해 주더라도 마지막 계산대에서 오래 기다리게 하거나, 점원이 불친절하게 하면 안 좋은 마지막 경험이 긍정적인 경험을 파괴해 부정적인 감정이 남게 된다.

 

뉴로 마케팅은 서로 상관관계처럼 얽혀져 있는 복잡한 뇌의 구조 및 기능처럼 뇌 영상 데이터를 분석하는 방법 및 잘못된 해석에 의해 오류에 빠질 수 있는 한계도 가지고 있다. 더불어 fMRI로 촬영한 뇌혈류의 활성화 분포 만으로 모든 이성적인 판단 및 감성적인 동기를 파악해 내는 것 또한 어렵다. 비용 역시 fMRI를 한번 활용할 때마다 몇 천만원이 소요되기 때문에 많은 부담감으로 작용한다.  

 

그렇기 때문에 뉴로마케팅의 접근은 뇌 촬영 뿐만 아니라 기존 조사 방법 및 고객의 의식적인 탐색과정을 이해하기 위한 다양한 심리학적 보완적 조사방법을 결합하여 이루어져야 한다. 뇌 데이터의 해석 또한 고객 의도 및 무의식적 행동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를 판단하기 위해서 제품 및 고객성향을 이해할 수 있는 마케터 뿐만 아니라 뇌의 구조 및 기능을 해석할 수 있는 신경정신학자, 다양한 인지심리를 판단할 수 있는 심리학자로 이루어져 해석되어야 한다.

 

앞으로 기술적 발전에 따라 뇌에 숨겨진 고객니즈를 파악하기 위한 방법은 꾸준히 진화할 것이며 이러한 진화는 기업 및 마케팅 입장에서 기존 수동적이며 고객을 관찰하고 반응을 기다리기보다 고객에게 먼저 다가서고 고객이 공감할 수 있도록 친밀한 대화가 오가는 공감의 마케팅으로 진화하는 계기를 만들어 줄것이다. 

출처:디지털이니셔티브 그룹 김형택 대표 / 월간 유통저널 2009년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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