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촉감 마케팅 - 고객의 손끝으로 느끼는 브랜드 경험 -

마케팅 전략/마케팅칼럼

by Marketcast 2013. 3. 19. 08:30

본문

국내 스마트폰 시장의 열풍을 주도한 애플 아이폰의 가장 차별화된 큰 특징은 심플 하지만 손끝으로 만져지는 부드러운 동작에 바로 반응하는 자연스러운 터치(Touch)감 이다. 기존 핸드폰의 복잡한 단계를 거치는 버튼조작 방식과 달리 마치 기계와 손이 한 몸이 된듯한 자연스러운 촉감은 자연스럽게 사람들을 빠져들게 만든다. 

이렇게 손끝으로 느끼는 촉감은 자칫 복잡하고 사용하기 어려운 디지털 제품을 직관적으로 고객이 쉽게 인지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하였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방식의 동작을 통한 재미를 선사해 기존 경쟁사들과 차별화된 브랜드 경험을 고객들에게 심어 주는 역할을 하였다. 

최근 디지털 기술의 발전에 따라 인터페이스 기술이 터치를 기반한 단순하고 자연스러운 환경으로 변화되고 있다. 더불어 인공적인 제품이 범람하면서 자연스럽게 소비자의 니즈 또한 의식주에서 자연친화적인 제품을 선호하는 웰빙 성향으로 바뀌면서 몸에 닿은 자연스럽고 좋은 느낌을 원하는 촉감에 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 



촉감은 손이나 피부 등의 신체접촉을 통하여 외부자극 과 반응하여 뇌가 인지하여 일어나는 감정이다. 사람은 생후 7주에 접어들면서부터 본격적으로 촉감을 느끼기 시작 한다. 사람이 느끼는 대부분의 촉감은 약 2제곱 미터에 달하며 몸무게의 10~25퍼센트를 차지하는 피부를 통해서 일어난다. 

몸 부위에서 가장 예민한 촉감 부위는 입과 손이다. 특히 손은 우리 주변의 사물을 탐색함으로 느끼는 감각을 뇌로 전달해 주는 중개자의 역할을 한다. 손 끝으로 느끼는 촉감은 피부 감각이 전달하지만 사람의 뇌 속에 저장된 정보와 상호작용 하여 무의식적인 감정 행동을 유발하도록 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일어나는 인간의 의사결정 중에서 촉감은 시각 청각 다음으로 비중(시각87%, 청각7%, 촉각3%, 후각2% 미각1%)은 작지만 행동을 결정하는데 영향을 줄 수 있다. 

미국 위스콘신대 조안 팩 박사와 캘리포니아대 로스앤젤레스 캠퍼스 수잔 슈 박사가 미국 일리노이 주 법무부가 2003년 내놓은 '과잉 구매문'을 보여 주면서 소비자들이 물건을 만지거나 또는 만지지 못한 상태에서 물건을 사도록 하는 실험을 진행하였다. 실험결과 만질 수 있었던 그룹은 그렇지 않은 그룹 보다 더 많은 물건을 사는 결과를 얻었다. 촉감을 통하여 소비자가 상품을 만졌을 때 '좋다'라는 느낌을 받으면 물건을 사는데 주저하는 면이 줄어들고, 반대로 촉감이 안좋아'라고 느끼면 물건을 잘 사지 않는 결과가 나타났다. 

촉감마케팅은 기존 시청각 중심의 제한된 메시지 한계를 극복하여 제품 및 서비스가 가지고 있는 차별화된 느낌을 몸으로 체감할 수 있도록 다양한 촉감 환경을 제공해 자연스러운 개입으로 고객의 행동을 자극하는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활동이다.

특히 촉감은 마케팅 커뮤케이션 측면에서 기존 매스미디어 방식과는 다른 개인을 중심으로 개인이 가진 독특한 감성 및 경험의 자극 뿐만 아니라  기능이나 품질이 보편화 된 제품이나 브랜드에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해 브랜드 경험을 증대 시킬 수 있다. 

촉감 마케팅 전략에서 소재와 표면, 온도와 무게, 형태와 안정성은 제품의 아이덴티티 및 고객의 브랜드 경험을 자극하는 매개체의 역할을 하고 있다.   

가죽이나 천연소재는 일반적으로 따뜻하고 부드러운 인상을 주기 때문에 사람들을 편안하게 하고 고급스러운 느낌을 제공해 상품의 브랜드 가치를 높여준다.

KB스타카드 ‘레더 스타일 카드’는 가죽의 부드러운 촉감 과 질감을 활용해 고급스러운 느낌과 카드를 꺼낼 때 만지는 느낌이 자연스럽게 카드를 사용하도록 기존 카드자재 제조방식에서 탈피, 카드 표면을 특수하게 고안된 안료를 사용하여 제작하여 차별화된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였다.  

만져지는 소재의 느낌을 통하여 매장 방문을 유도할 수 있다. 의류매장에서 부드러운 촉감은 고객을 유인하는데 효과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촉감이 아주 부드럽거나 푹신하게 보여 만져보고 싶게 만드는 소재의 제품을 입구 쪽에 배치하면 손님들이 옷을 만져보고 안으로 들어오면서 다른 제품도 만져보는 유인효과를 얻을 수 있다. 

표면을 통해 만져지는 자연스러운 느낌을 통하여 제품이 가진 브랜드 아이덴티티 를 고객들이 느끼도록 할 수 있다. 라네즈의 ‘하이드라 솔루션 에센스’는 용기에서 짜내면 보통의 에센스 처럼 약간 묽은 크림 형태로 에센스를 손으로 살짝만 문질러도 피부 표면에서 물처럼 변하는 효과가 나타난다. 이러한 경험은 제품을 만들 때 넣은 히말라야 산맥의 ‘스노 워터’가 들었다는 것을 고객들이 촉감을 통해 인식해 색 다른 재미를 느끼도록 하였다.     

 온도 또한 제품이나 서비스의 브랜드 인식 및 경험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차가운 겨울날 식당에서 따뜻한 보리차 와 물수건을 내주거나, 병원에서 진찰 받을 때 청진기를 가슴에 잠시 품어 따뜻하게 데운 후에 가슴에 데거나 하는 자그마한 서비스는 고객들이 서비스의 진정성을 느끼고 더 나아가 브랜드의 애착을 가져 고객의 가슴속에 러브마크(Love Mark)를 심어 줄 수 있다.   

사람이 느끼는 무게의 차이에 따라 제품에서 느끼는 품질에 관한 인식이 달라질 수 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무게가 많이 나가는 물건일수록 품질이 우수하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으며 이와는 반대로 가벼운 플라스틱 제품 같은 경우  품질이 낮을 거라는 인식을 하고 있다. 

명품 오디오 및 가전업체인 스웨덴의 뱅앤올룹슨(Bang & Olufsen)은 점점 더 작아지고 가벼워 지는 최근 전화기 트렌드 와는 정반대인 상대적으로 무겁고 독특한 전화기인 ‘베오컴2’를 개발하였다. 전화기의 기본 기능은 걸고 받는데 있으므로 무조건 작고 가벼워야 좋은 것은 아니라는 관점을 고수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전화기는 소비자의 얼굴에 직접 닿는 제품이므로 촉감이 중요하다는 개발 철학을 담아 소비자들에게 제품의 견고함 뿐만 아니라 품질에 대한 좋은 인상을 심어주고 있다.

제품, 포장, 기구 등의 모양 및 형태가 가진 특징에 따라 제품의 특징을 강조하고 형태가 제공하는 차별화 요소는 고객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해 줄 수 있다. 

제품 패키지는 패키지의 형태가 제공하는 특징에 따라 더 이상 제품을 보호하는 수단이 아닌 제품의 브랜드를 강화하고 고객이 제품을 처음으로 만졌을 때 제품에 관한 느낌을 총체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수단으로 변화되고 있다.

2009년 대비 22%의 성장세를 기록한 어린이 과즙 음료의 성공 견인차 역할을 한 것은 다름아닌 독특하고 재미있는 캐릭터 PET병 이었다. 아이들에게 친숙한 동물 캐릭터가 음료 뚜껑에 달려 있어 귀여운 캐릭터를 감상하고 PET병을 손에 쥐었을 때 느끼는 올록볼록한 입체감을 통해 마치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느낌을 선사했다. 이러한 PET병 패키지는 단순한 제품의 내용물을 담는 기능에서 제품만이 가지고 있는 차별화 된 경험을 느낄 수 있는 브랜드 경험 중개 역할을 하고 있다.    

기능성 제품의 경우 제품 자체의 차별화된 기능뿐만 아니라 혜택, 효용, 느낌 등을 기존 매스미디어로 충분히 고객들에게 설명하는데 많은 한계가 있다. 이러한 경우 고객이 직접 제품을 만져보고 경험할 수 있도록 샘플제공이나 체험행사를 개최해 제품의 차별화된 가치를 고객이 인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P&G는 인도에서 세제브랜드 TIDE의 초강력 세척제 신제품인 TIDE DIRT MAGNETS를 프로모션 하기 위해 TIDE MAGTTRACTIN 이라는 샘플 마케팅을 잡지광고를 진행하였다. 



많은 소비자들이 하얀 셔츠의 얼룩이 묻거나 더러워지면 아무리 좋은 세제를 사용한다 하더라도 깨끗하게 세탁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소비자 인식을 전환시키기 위하여 고객이 직접 보고 체험하도록 잡지광고를 제작하였다. 잡지에는 잉크와 커피, 계란, 케첩이 하얀 옷에 묻어 당황해 하는 사람의 모습이 담김 페이지가 있고 옷에 얼룩이 묻은 부분에 TIDE DIRT MAGNETS의 작은 샘플팩이 삽입되어 있는 부분을 당기면 잡지 속에 얼룩이 사라 지도록 하였다.  

이러한 체험 광고를 통해 P&G는 4만면의 독자들이 세척력을 체험하고 캠페인 진행 후 3개월 동안 TIDE의 시장 점유율이 8.2%에서 9.1%로 급 상승하는 결과를 얻었다. 

광고의 특성상 제품이 가지고 있는 이미지 전달에 중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광고를 통해 제품의 기능을 체험하는데 한계가 있다. 광고가 미처 전달하지 못한 이러한 기능은 제품의 특성을 최대한 반영 할 수 있는 다른 광고매체와 결합하여 통합적으로 고객이 제품의 차별화된 느낌을 공유하도록 할 수 있다.  

소니(Sony)의 가정용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Play Station)은 자사의 플레이스테이션2를 출시하면서 말레이시아의 한 버스 정류장에 플레이스테이션의 트레이드마크라 할 수 있는 네모(■), 세모(▲), 동그라미(●), 엑스표(X)를 뽁뽁이를 이용해 도배해 놓았다. 버스 정류장을 광고매체로 활용해 차를 기다리면서 지루한 시간을 마치 플레이스테이션의 게임기를 조작하는 것처럼 뽁뽁이를 손으로 만지면서 플레이스테이션이 제공하는 즐거움을 느끼도록 제공한 광고이다.

촉감 마케팅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고객들이 언제나 개입하여 물건을 꼼꼼히 살펴보고 느껴볼 수 있는 공간과 충분한 시간을 제공하는 것이 것이다. 소비자의 구매접점 이라고 할 수 있는 진열된 상품 진열장에서 소비자들이 직접 만질 수 있도록 하는 것 자체만으로 무심코 지나가 버릴 수 있는 제품들과 상호 작용을 통하여 충동 구매를 증가 시킬 수 있다.

안경점 알로(ALO)는 옷을 고르는 것처럼 안경도 자유롭게 써보고 자신의 스타일에 맞는 안경을 고를 수 있도록 과감하게 유리진열장을 제거하는 파격적인 마케팅으로 후발주자이지만 젊은 세대들의 입소문을 통해 빠르게 성장하였다. 영국의 슈퍼마켓 체인 애스다는 화장지 제품의 겉포장을 제거한 결과 매장 판매공간을 넓히고 매출이 증가하는 효과를 얻었다.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측면에서 고객은 더 이상 관리하고 일방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할 대상이 아닌 ‘사람’으로서 자신만의 개성 과 느낌을 공유하고 표출할 수 있도록 단독적인 주체로서 상호 커뮤니케이션 해야 하는 대상으로 그 존재가 변화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제품의 특징이나 기능중심으로 촉감을 제품에 담는 게 중요 한 것이 아니라 고객이 가지고 있는 경험이나 느낌을 충분히 이해하고 자연스럽게 반응할 수 있도록 공유하고 전달하는 게 중요하다. 

출처:디지털이니셔티브 그룹 김형택 대표 / 월간 마케팅 2010년 10월호 기고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