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전략/2027년트렌드

2027년 시장을 바꾸는 6대 트렌드…AI 생산성보다 판단력과 실행 성과가 기업 경쟁력 결정한다 -입소스 《마켓 트렌드 2027》 분석

Marketcast 2026. 10. 13. 08:30

AI가 보고서를 작성하고, 광고를 제작하며, 소비자를 대신해 상품을 비교하는 시대가 열렸다. 기업은 적은 인력으로 더 많은 콘텐츠를 생산하고, 개인은 전문가의 도움 없이도 상당한 수준의 분석 결과를 얻는다. 그러나 기술이 빠르게 보편화되면서 시장의 평가 기준도 달라지고 있다. AI를 도입했는지보다 어떤 문제를 해결했는지, 얼마나 많은 결과물을 만들었는지보다 그 결과가 실제 사업 성과로 이어졌는지가 중요해졌다. 기술 활용 능력만으로 경쟁력을 설명하기 어려워진 것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업 입소스가 제시한 《마켓 트렌드 2027: 스토리 액팅의 시대》는 이러한 변화를 '스토리 액팅(Story-Acting)'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한다. 기업이 그럴듯한 미래 전략을 발표하거나 개인이 자신의 역량을 소개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의미다. 소비자는 실제 경험으로 확인한 브랜드를 신뢰하고, 조직은 AI가 만든 답을 제대로 검증하고 실행하는 인재를 필요로 한다. 개인 역시 불확실한 환경에서 자신의 생활과 자원을 직접 설계하려는 방향으로 움직인다. 결국 2027년 시장의 경쟁은 정보를 보유하는 능력보다 정보를 현실의 성과로 바꾸는 능력에서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입소스는 이러한 움직임을 알고리즘 생태계, 인간 증명, 맞춤형 생활 재구성, 불확실성 대비, 모듈형 영성, 도전 경제라는 여섯 가지 흐름으로 정리했다. 이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행동을 의미하는 '액션(A.C.T.I.O.N)'이다. 기술과 소비, 노동, 주거, 정신적 안정, 산업의 경계가 동시에 바뀌는 상황에서 기업의 성장 전략도 달라져야 한다. 과거에는 새로운 소비자 수요를 빨리 발견하는 기업이 유리했다면, 앞으로는 그 수요가 생겨나는 배경을 이해하고 제품과 서비스, 조직 운영에 반영하는 기업이 경쟁력을 확보할 가능성이 크다.



1. AI가 상품 선택까지 관여한다…검색 순위보다 AI의 추천과 인용이 중요해진다

AI의 영향력이 커지는 영역은 콘텐츠 생산에 한정되지 않는다. 소비자가 정보를 찾고 상품을 고르며 서비스를 이용하는 과정에도 알고리즘이 깊숙이 개입하기 시작했다. 기존 온라인 쇼핑에서는 소비자가 검색 결과에 나타난 여러 상품을 비교하고 직접 선택했다. 반면 생성형 AI 기반 검색은 질문의 맥락을 해석해 소수의 대안을 제안하거나 하나의 답변으로 압축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소비자가 개별 웹사이트를 방문하지 않고도 필요한 정보를 얻는 '제로 클릭' 환경이 확대될수록 브랜드와 고객이 만나는 방식도 달라진다.

이러한 변화는 검색엔진 최적화(SEO) 중심의 마케팅 전략에 영향을 준다. 검색 결과 상단에 노출되는 것이 중요했던 과거와 달리 생성형 AI 환경에서는 브랜드의 정보가 정확하게 이해되고 답변에 인용되거나 추천되는지가 새로운 경쟁 요소가 된다. 이를 생성형 엔진 최적화(GEO)라고 부른다. 소비자가 어떤 브랜드를 선택해야 할지 AI에 질문하는 상황에서는 브랜드의 상품 정보, 성능 설명, 고객 평가, 외부의 신뢰할 만한 언급 등이 AI가 참고할 수 있는 정보로 존재해야 한다. 기업의 디지털 마케팅도 방문자 확보뿐 아니라 AI가 브랜드를 어떻게 설명하고 비교하는지 관리하는 방향으로 확대될 필요가 있다.

알고리즘의 영향력은 온라인을 넘어 물리적 환경으로도 확장된다. 로보택시와 주차로봇은 AI가 화면 안에서 정보를 처리하는 수준을 넘어 실제 공간에서 판단하고 움직이는 체화된 지능의 사례다. 소비자는 앞으로 교통과 주거, 물류, 매장 서비스 등 다양한 일상에서 AI가 직접 행동하는 환경을 경험하게 된다. AI가 감정 상담과 인간관계에 관한 조언을 제공하는 현상도 같은 맥락에 있다. 기술이 개인의 의사결정과 정서적 생활에 관여하는 만큼 편의성과 효율성뿐 아니라 책임 소재, 개인정보 보호, 인간의 선택권을 어떻게 유지할지도 중요한 사업 과제가 된다.

기업에는 AI가 정보를 발견하는 단계와 실제 서비스를 수행하는 단계를 함께 설계해야 하는 과제가 생긴다. 유통기업이라면 AI 검색에 적합한 상품 정보를 정비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고객이 추천받은 상품을 얼마나 쉽게 구매할 수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 서비스기업은 자동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사람이 개입할 수 있는 운영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 제조·물류기업은 로봇 도입 효과를 작업 속도만으로 평가하기보다 오류율, 안전성, 유지비용, 고객 만족도까지 함께 따져야 한다. AI 활용의 성패는 기술의 정교함뿐 아니라 실제 사업 과정에서의 완성도로 평가받게 된다.

핵심 변화시장에서 나타나는 현상기업의 대응 방향
SEO에서 GEO로 이동 AI가 정보를 요약하고 브랜드를 추천 정확하고 일관된 상품 정보와 외부 신뢰 정보 관리
제로 클릭 환경 확대 소비자가 검색 결과를 직접 탐색하지 않고 답변을 수용 AI 답변에서의 브랜드 노출과 추천 품질 점검
감정·관계 영역으로 AI 확대 상담과 생활 판단에 AI 활용 개인정보 보호와 인간 개입 기준 정비
체화된 AI 확산 로보택시, 주차로봇 등 물리적 서비스 등장 안전성·운영비·고객 경험을 함께 평가

2. 정답을 만드는 능력보다 검증하는 판단력이 중요해진다…인간이 만든 결과물의 가치도 재평가된다

AI가 많은 업무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답변을 생산하게 되면서 조직이 인재를 평가하는 기준도 바뀔 가능성이 커졌다. 과거에는 필요한 정보를 얼마나 많이 알고 있는지, 주어진 문제를 얼마나 빠르게 해결하는지가 중요한 역량이었다. 이제는 AI가 제시한 결과를 검증하고 여러 대안 중 적절한 선택을 내리는 판단력이 경쟁력을 결정한다. 입소스가 제시한 '판단지수(Judgment Quotient·JQ)'는 이러한 변화를 설명하는 개념이다. 정보와 분석 결과가 풍부해질수록 어떤 답을 채택하고 그 결과에 누가 책임질 것인지를 결정하는 인간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진다.

AI가 만든 결과를 검증 없이 사용하는 위험도 판단력의 가치를 높인다. 생성형 AI는 설득력 있는 문장을 생산하지만 사실관계가 틀리거나 존재하지 않는 근거를 제시하기도 한다. 기업이 이러한 결과를 업무에 적용하면 고객 신뢰가 훼손되고 법률적·재무적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금융과 의료, 법률, 공공서비스처럼 판단 오류의 비용이 큰 분야에서는 AI 사용 여부보다 검토와 승인 절차가 중요하다. 조직이 필요로 하는 인재도 AI 도구를 능숙하게 사용하는 사람에서 문제를 정의하고 결과의 위험을 평가하며 최종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사람으로 확대된다.

콘텐츠와 광고 시장에서는 인간이 직접 만들었다는 사실 자체가 경쟁 요소가 될 가능성이 있다. 입소스의 광고 실험에서는 인간이 제작한 광고가 AI 제작 광고보다 단기 매출 효과에서 14%, 장기 브랜드 자산 효과에서 17% 높은 결과를 보였다고 소개됐다. 이는 AI로 광고 제작 비용을 줄이더라도 소비자 반응이나 브랜드 성과가 자동으로 개선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다만 해당 수치는 소개된 실험의 결과이며, 조사 대상과 실험 조건이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아 모든 광고 유형에 일반화할 수는 없다. 기업은 제작 방식보다 소비자가 광고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실제 행동으로 연결하는지를 살펴야 한다.

인간의 가치가 재평가되는 현상은 완벽한 콘텐츠에 대한 피로감과도 연결된다. AI가 균일한 품질의 문장과 이미지를 대량으로 생산할수록 소비자는 실제 제작자의 경험과 감정이 담긴 결과물을 구별하려는 경향을 보일 수 있다. 직접 작성한 기록, 사람이 수행한 서비스, 작은 친절과 배려처럼 제작이나 행동의 주체를 확인할 수 있는 경험이 차별화 요소가 되는 이유다. 기업은 이를 모든 제작 과정에서 AI를 배제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오히려 AI가 효율을 높이는 영역과 인간의 판단·창의성·책임이 필요한 영역을 구분하고 각각의 역할을 명확히 설계해야 한다.

핵심 변화의미기업의 대응 방향
판단지수(JQ) 중요성 확대 AI의 답을 평가하고 책임지는 역량이 중요해짐 채용·승진·교육에서 판단과 검증 능력 평가
AI 결과 검증 강화 부정확한 결과가 사업 위험으로 연결 고위험 업무의 검토·승인 절차 마련
인간 제작 콘텐츠의 가치 제작자의 경험과 진정성에 대한 관심 확대 제작 과정과 창작 주체를 투명하게 설명
작은 선행과 인간적 서비스 배려와 신뢰가 고객 경험을 차별화 고객 접점에서 직원의 재량과 문제 해결 능력 강화

3. 집과 공간, 신체 관리까지 개인 맞춤형으로 바뀐다…고정된 상품보다 변화 가능한 서비스가 성장한다

소비자가 자신의 삶을 설계하는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집과 사무실, 휴식 공간의 용도가 고정돼 있다는 전제는 점차 약해지고, 필요에 따라 공간을 바꾸거나 여러 기능을 결합하는 방식이 강조된다. '공간 효능감(Spatial Self-Efficacy)'은 개인이 주어진 공간을 그대로 사용하는 대신 자신의 목적에 맞춰 다시 구성하고 경험을 설계하려는 움직임을 설명한다. 주거 공간을 비롯해 상업시설과 유휴 건물에서도 이러한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공간의 규모나 최신 설비보다 사용자가 얼마나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지다.

모듈형 주택은 이러한 변화를 설명하는 대표적 모델이다. 1인 가구가 기본 주거 모듈로 생활을 시작하고 결혼이나 출산에 따라 침실과 놀이방을 추가하며, 자녀가 독립한 뒤에는 공간을 분리하거나 다른 용도로 전환하는 방식이다. 고정된 형태의 주택을 생애주기에 맞게 바꾸는 '서비스형 공간'이라는 발상이다. 주택을 조립하고 업데이트하는 개념이 확산된다면 건설과 가구, 인테리어, 임대 서비스의 사업 방식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다만 이러한 모델은 건축 규제, 소유권, 기반시설, 시공 비용 등 현실적인 제약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

도시의 유휴 공간을 새로운 소비 경험으로 전환하려는 움직임도 같은 흐름에 속한다. 폐공장이나 폐교, 사용 빈도가 낮은 도시 시설을 업무와 문화, 유통이 결합한 장소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합정동의 폐공장을 낮에는 공유 오피스와 카페로, 저녁에는 공연장과 상영관으로, 주말에는 팝업스토어와 시장으로 활용하는 구상이 가능하다. 공간의 형태를 바꾸기 쉬운 모듈형 가구와 파티션이 이러한 운영을 지원한다. 다만 해당 합정동 사례는 공간 활용 방식을 설명하는 예시로 제시된 것이며, 실제 시설의 운영 현황까지 확인된 사례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신체 관리에서도 개인 맞춤형 접근이 확대되고 있다. '바디 OS(Body OS)'라는 개념은 건강과 식습관, 운동, 일상의 루틴을 개인이 관리하고 재설계하는 방향을 가리킨다. GLP-1 계열 비만 치료제의 등장은 식욕과 체중 관리가 소비 생활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제시된다. 식음료와 운동, 건강관리 산업에서는 개인의 신체 상태와 목표에 따라 상품을 선택하려는 수요가 새로운 사업 기회가 될 가능성이 있다. 동시에 의료적 판단이 필요한 영역과 일상적인 건강관리 서비스를 구분하고, 소비자의 신체 데이터를 다루는 과정에서 안전성과 개인정보 보호를 확보해야 한다.

중국 소비시장 변화도 맞춤형 생활 재구성의 세부 흐름에 포함된다. '차이나 소비 2.0'은 중국 소비자를 하나의 거대한 집단으로 보는 접근에서 벗어나 변화하는 생활 방식과 소비 욕구를 이해해야 한다는 방향으로 읽힌다. 다만 현재 확인되는 내용만으로는 세대별 구매력이나 특정 산업의 성장률까지 판단하기 어렵다. 기업이 중국 시장을 검토할 때는 현지 소비자의 생활 경험과 선호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구체적인 조사와 판매 데이터로 확인해야 한다. 결국 공간과 건강, 소비문화 전반에서 고정된 표준 상품보다 고객이 자신의 상황에 맞춰 선택하고 변경할 수 있는 서비스의 중요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핵심 변화소비자 행동 변화기업의 대응 방향
공간 효능감 확대 공간의 용도와 구성을 직접 변경 모듈형 상품과 다목적 공간 서비스 개발
서비스형 공간 생애주기에 따라 주거 기능 추가·변경 구독·임대·재배치 서비스 검토
유휴 공간 재활용 오래된 공간에서 새로운 경험 소비 지역 자산을 활용한 복합 운영 모델 개발
바디 OS 건강·식단·운동을 개인별로 관리 안전성과 데이터 보호를 전제로 개인화
차이나 소비 2.0 중국 소비자의 생활 방식과 선택 기준 변화 현지 수요를 세분화해 상품 전략 수립

4. 불확실성이 일상이 되면서 소비 기준도 달라진다…미래 예측보다 선택권 확보가 중요해진다

전쟁과 질병, 경제적 양극화, 기후 변화 등 개인이 통제하기 어려운 위험이 늘어나면서 생활 전략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장기 목표를 세우고 일정한 계획에 따라 준비하는 방식이 강조됐다. 반면 불확실성이 큰 환경에서는 하나의 계획이 실패하더라도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하려는 수요가 커진다. 입소스가 제시한 '선택지 포트폴리오'는 이러한 행동을 설명한다. 개인이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하기보다 여러 상황에 대응할 여력을 확보하는 데 관심을 둔다는 것이다.

선택지 포트폴리오는 금융자산에만 적용되는 개념이 아니다. 비상자금을 마련하는 것은 예상하지 못한 지출에 대응하는 방법이며, 새로운 직무 역량을 익히는 것은 고용 환경 변화에 대비하는 수단이다. 건강을 관리하고 생활 기반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일도 선택권 확보와 연결된다. 기업 입장에서는 고객이 특정 상품을 구매할 때 현재의 가격과 성능뿐 아니라 앞으로 얼마나 자유롭게 변경하거나 해지할 수 있는지를 평가할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 장기 계약보다 유연한 이용 조건이나 단계별 요금제에 관심을 보이는 소비자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정서적 안정 역시 새로운 소비 영역으로 다뤄진다. 입소스가 제시한 '감정 관리 경제'는 불안과 피로를 참고 버티는 대신 자신의 감정 상태를 인식하고 관리하려는 움직임이다. 명상과 휴식, 심리적 안정을 위한 서비스가 생활 속에서 선택될 수 있는 배경이다. 중요한 것은 감정 관리가 치료와 동일한 개념이 아니라는 점이다. 기업은 일상적인 정서 지원과 전문적인 정신건강 서비스를 구분하고, 효과에 관한 표현에도 신중해야 한다.

자원과 에너지를 사용하는 방식에서도 변화가 예상된다. 비용 상승과 공급 불안정이 반복되는 환경에서는 무조건 소비를 줄이는 것보다 어떤 활동에 자원을 배분할지 결정하는 능력이 중요해진다. 개인은 시간과 돈, 체력을 관리하고 기업은 에너지와 원자재, 재고를 보다 탄력적으로 운영해야 한다. 특히 여러 공급망에 의존하는 사업에서는 비용 효율을 극대화하는 전략과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도 운영을 유지하는 전략 사이의 균형이 필요하다. 불확실성에 대비하는 소비자의 관심은 유연성과 신뢰성, 서비스 지속성을 제공하는 기업에 새로운 기회를 만들 수 있다.

핵심 변화소비자·시장 변화기업의 대응 방향
선택지 포트폴리오 금융·건강·직무 역량을 분산 관리 유연한 계약과 변경 가능한 서비스 제공
감정 관리 경제 불안과 스트레스를 적극적으로 관리 검증 가능한 정서 지원 서비스 개발
자원 운용의 중요성 소비 절감보다 합리적 배분 중시 비용·에너지·재고 운영의 탄력성 확보
위험 대응력 중시 예상 밖의 상황에서도 선택권 유지 공급망 다변화와 서비스 지속성 강화

5. 종교적 소속보다 개인의 마음 관리가 중요해진다…사주·명상·행운 소비의 확대

종교가 담당해 온 사회적 역할도 달라지고 있다. 종교는 오랫동안 삶의 의미를 설명하고 불안과 상실을 견디는 방법을 제공했으며, 개인이 공동체에 소속된다는 감각을 형성하는 역할을 했다. 그러나 개인의 자율성과 선택을 중시하는 생활 방식이 확산되면서 제도 종교에 소속되지 않고도 정신적 안정과 위로를 찾으려는 움직임이 나타난다. '탈종교적 신앙(Post-Religion Faith)'은 이러한 변화를 설명하는 개념이다. 종교적 소속이 약해지는 현상이 곧 삶의 의미나 정신적 안정을 찾으려는 욕구의 감소를 뜻하지는 않는다.

이러한 흐름에서 사주와 타로, 명상 앱, 템플스테이 등은 서로 다른 기능을 제공하는 생활 서비스로 소비될 수 있다. 특정 종교를 전면적으로 수용하지 않더라도 필요에 따라 명상을 이용하거나 운세를 확인하고, 짧은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방식이다. 입소스는 이를 '모듈형 영성(Modular Spirituality)'으로 정리했다. 개인이 자신의 관심과 상황에 맞춰 여러 활동을 선택한다는 특징이 있다. 소개된 내용에서는 18~29세의 무종교 비율이 72%라는 수치도 제시됐지만, 조사 국가와 시점, 표본 정보가 확인되지 않아 전체 청년층의 보편적 특성으로 일반화하기는 어렵다.

행운을 개인이 적극적으로 관리하려는 '럭키맥싱(Lucky Maxxing)'도 관련 소비문화로 등장했다. 미국의 '럭키걸 신드롬(Lucky Girl Syndrome)'과 한국의 관악산 개운 산행은 행운을 바라는 심리가 일상의 행동과 경험으로 연결되는 사례다. 소비자는 특정 활동이 미래 결과를 실제로 바꾼다는 증거와 별개로 그 과정에서 위안과 기대, 즐거움을 얻을 수 있다. 브랜드와 서비스 사업자에게는 소비자가 상품의 기능 외에도 심리적 만족과 의례적인 경험에 가치를 부여한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다만 행운이나 심리적 안정의 효과를 과장해 판매하는 방식은 오히려 고객 신뢰를 해칠 수 있다.

기업이 활용할 수 있는 방향은 소비자의 감정과 생활 맥락을 세심하게 이해하는 것이다. 여행과 숙박, 문화, 웰니스 산업은 휴식과 자기 성찰을 원하는 고객에게 적합한 경험을 설계할 수 있다. 디지털 서비스는 사용자가 일상의 감정을 기록하고 자신에게 맞는 활동을 선택하도록 도울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고객의 불안을 지나치게 자극하거나 검증되지 않은 효과를 확정적으로 약속하는 접근은 피해야 한다. 정신적 안정과 자기관리의 경험을 제공하되 선택권과 투명성을 보장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유리하다.

핵심 변화소비자 행동기업의 대응 방향
탈종교적 신앙 종교 소속 없이 의미와 위로 탐색 특정 신념을 강요하지 않는 경험 설계
모듈형 영성 명상·사주·타로·템플스테이를 선택적으로 이용 상황별로 이용 가능한 서비스 구성
럭키맥싱 행운을 바라는 심리를 행동·소비로 표현 경험과 정서적 만족 중심의 상품 개발
웰니스 수요 휴식과 자기 성찰에 시간과 비용 투자 효과 과장을 피하고 고객 신뢰 확보

6. 작은 기업의 산업 도전과 우주 인프라 개발이 함께 확대된다…경쟁의 규모와 범위가 달라진다

산업 변화에서는 서로 다른 두 가지 흐름이 나타난다. 새로운 시장에 도전하는 조직의 규모는 작아질 수 있지만, 도전의 범위는 지구 밖까지 넓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AI와 전문화된 외부 서비스, 디지털 인프라가 발달하면서 기업이 모든 생산과 연구 시설을 직접 소유해야 할 필요성은 줄어들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는 소수의 전문 인력으로 구성된 기업도 특정 기술을 개발하고 대규모 산업에 진입할 가능성을 확보한다. 입소스가 제시한 '마이크로 퀘스터(Micro-Quester)'는 조직 규모와 도전 수준이 반드시 비례하지 않는 변화를 설명한다.

퓨리오사AI와 에이비엘바이오는 전문 기술을 중심으로 산업에 도전하는 기업의 사례로 거론된다. 반도체 설계 기업은 제조 공장을 직접 보유하지 않고 외부 생산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으며, 바이오기업도 연구개발과 임상 수행의 일부를 전문기관과 협력하는 방식으로 운영할 수 있다. 다만 외부 인프라를 활용한다는 사실이 사업에 필요한 자본이나 규제 대응 부담이 작다는 의미는 아니다. 첨단 반도체와 신약 개발에는 막대한 연구개발비와 검증 과정이 필요하다. 조직이 작더라도 전문 기술과 협력망, 자금 조달 역량을 갖춰야 산업 진입이 가능하다.

도전의 공간은 우주 인프라 개발로 확장된다. '루나노믹스(Lunanomics)'는 달과 우주 공간을 새로운 경제활동의 기반으로 바라보는 개념이다. 우주 데이터센터와 미세중력 실험, 지구 밖 인프라 구축 등은 기존의 위성 서비스와 우주 탐사를 넘어 산업 활동의 가능성을 넓히는 구상에 해당한다. 다만 제시된 사례는 기술 개발과 사업 가능성을 포함하며, 관련 시장이 이미 대규모 상업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는 뜻은 아니다. 우주 산업의 경제성은 발사 비용과 안정성, 통신·전력 공급, 규제, 실제 고객 수요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판단할 수 있다.

두 흐름의 공통점은 기존 산업에 진입하기 위한 조건이 달라지고 있다는 데 있다. 마이크로 퀘스터는 외부에 구축된 산업 인프라를 활용해 진입 부담을 낮추려 하고, 우주 산업은 이전에는 접근하기 어려웠던 새로운 활동 공간을 사업 대상으로 삼는다. 기업은 모든 기술을 자체 개발하는 전략만 고집하기보다 연구기관과 제조기업, 전문 서비스 제공업체와 협력할 가능성을 검토해야 한다. 새로운 시장에서 중요한 역량은 사업 규모 자체보다 해결할 문제를 정확히 선정하고 필요한 자원을 연결하는 능력이다. 동시에 기술적 실현 가능성과 실제 시장 수요를 구분해 투자 위험을 관리해야 한다.

핵심 변화산업 구조 변화기업의 대응 방향
마이크로 퀘스터 등장 소규모 전문 조직의 첨단산업 도전 핵심 기술에 집중하고 외부 인프라 활용
협력형 사업 운영 제조·연구·개발 기능의 외부 전문화 파트너십과 공급망 역량 강화
루나노믹스 확대 우주 데이터센터·미세중력 실험 등 구상 상업성·기술성·규제 위험을 구분해 검토
새로운 시장 진입 기존 산업 경계와 참여 조건 변화 시장 수요를 확인한 뒤 단계적으로 투자

7. 2027년 기업 전략은 무엇부터 바뀌어야 하나…AI 투자, 인재 평가, 고객 경험의 재설계가 필요하다

여섯 가지 변화는 서로 다른 산업과 소비 현상을 설명하지만 기업 경영에는 공통된 과제를 제시한다. AI 활용이 확대될수록 기술 도입 자체를 사업 성과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2026년 7월 샌프란시스코 AI 서밋을 둘러싼 설명에서도 AI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보다 실제 활용 내용과 비용을 묻는 변화가 강조됐다. 기술의 잠재력을 소개하는 단계에서 성과와 경제성을 확인하는 단계로 관심이 옮겨가고 있다는 해석이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AI 도입 이후 업무시간이 얼마나 줄었는지뿐 아니라 결과물의 품질과 오류, 고객 반응, 매출 기여 등을 함께 측정해야 한다.

인재 운영에서도 변화가 필요하다. AI가 기초적인 분석과 문서 작성에 활용되는 환경에서는 기존 업무를 빠르게 처리하는 능력만으로 우수 인재를 구분하기 어려울 수 있다. 기업은 문제를 정의하고 AI가 만든 결과를 검증하며 실행 순서를 결정하는 사람을 확보해야 한다. 채용 과정에서는 정답을 빠르게 도출하는 시험 외에도 불완전한 정보를 판단하고 자신의 선택을 설명하는 능력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교육 역시 특정 AI 도구의 사용법에 머물지 않고 업무 지식과 데이터 이해, 위험 판단, 협업 능력을 함께 높이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한다.

마케팅과 상품기획은 고객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의 변화에 대응해야 한다. AI 추천 환경에서는 브랜드 정보의 정확성이 중요해지고, 콘텐츠 시장에서는 제작 과정의 진정성과 신뢰가 차별화 요소가 된다. 공간과 건강관리, 생활 서비스에서는 고객의 상황에 따라 상품을 변경할 수 있는 유연성이 경쟁력이 될 가능성이 있다. 불확실성에 대응하는 소비자는 선택권을 보장하는 상품을, 정서적 안정을 찾는 소비자는 자신의 필요에 맞는 경험을 원할 수 있다. 기업은 이러한 수요를 일률적인 소비자 유형으로 규정하기보다 실제 고객 행동을 관찰하고 검증해야 한다.

전략 실행에서도 우선순위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 GEO 대응과 AI 결과 검증, 고객 경험 개선은 현재 사업 운영에서 점검할 수 있는 과제다. 반면 모듈형 주거 서비스나 우주 인프라처럼 대규모 투자와 제도적 조건이 필요한 분야는 시장 형성 속도를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 유행하는 개념이라는 이유만으로 사업에 적용하기보다 고객 문제와 수익 구조가 얼마나 명확한지 확인해야 한다. 실행의 중요성이 커졌다는 말은 모든 분야에 빠르게 투자해야 한다는 뜻이 아니라, 검증할 수 있는 가설을 세우고 성과에 따라 자원을 배분해야 한다는 의미에 가깝다.

경영 영역우선 검토할 과제성과를 확인할 기준
AI 투자 업무별 AI 활용 목적과 검증 절차 설정 비용·시간 절감, 정확도, 오류 발생률
마케팅 GEO 대응과 인간 중심의 브랜드 경험 개선 추천 노출, 고객 반응, 전환율, 브랜드 신뢰
인사·조직 판단력과 문제 해결 능력 중심의 평가 의사결정 품질, 업무 성과, 위험 대응
제품·서비스 개인화와 변경 가능한 이용 구조 설계 이용 지속률, 고객 만족도, 재구매
경영 위험 관리 공급망·자금·인력 운용의 유연성 확보 위기 대응 속도와 운영 지속성
신사업 투자 기술 가능성과 실제 사업 수요 구분 수익성 검증, 규제 대응, 투자 회수 가능성

AI가 보편화된 시장에서 기업의 차이는 실행 결과와 신뢰에서 결정된다

2027년 시장을 관통하는 변화는 기술의 발전 자체보다 기술을 사용하는 인간의 역할이 달라진다는 데 있다. AI는 정보를 찾고 분석하며 콘텐츠를 생산하고, 점차 물리적 환경의 작업까지 수행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정보를 많이 보유하거나 결과물을 빠르게 만드는 능력만으로 경쟁 우위를 유지하기 어려워진다. 어떤 문제를 해결할지 결정하고, 기술이 제안한 답을 검증하며, 실행 결과에 책임지는 역량이 중요해진다. 판단력과 진정성이 강조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소비자의 생활 방식도 같은 방향으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 고정된 공간을 필요에 따라 변경하고, 건강과 생활 습관을 개인에게 맞게 관리하며, 불확실성에 대비해 여러 선택권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은 모두 자신의 환경을 적극적으로 설계하려는 태도와 연결된다. 정신적 안정과 행운에 관한 경험을 선택적으로 소비하는 현상 역시 개인이 일상에서 원하는 의미와 만족을 찾는 방식으로 이해할 수 있다. 산업에서는 작은 전문 조직이 외부 인프라와 협력해 새로운 영역에 진입하고, 우주처럼 이전에 접근하기 어려웠던 공간까지 사업 가능성을 탐색한다. 시장 참여자의 규모와 활동 범위, 소비자가 가치를 판단하는 기준이 함께 달라지는 것이다.

기업이 준비해야 할 변화도 구체적이다. AI 활용 효과를 비용과 매출, 고객 경험으로 평가하고, 채용과 교육에서는 판단과 검증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 마케팅에서는 AI가 브랜드를 어떻게 인식하는지 점검하면서도 사람의 경험과 신뢰를 잃지 않아야 한다. 상품과 서비스는 소비자가 자신의 필요에 맞게 조정할 수 있도록 설계하고, 미래 사업에 투자할 때는 기술적 기대와 실제 수익 가능성을 구분해야 한다. 실행의 속도 못지않게 검증의 정확성과 책임 있는 운영이 중요하다.

《마켓 트렌드 2027: 스토리 액팅의 시대》가 제시한 여섯 가지 변화는 산업별로 서로 다른 속도로 진행될 전망이다. 이미 사업 운영에 영향을 미치는 AI 검색과 콘텐츠 제작의 변화가 있는 반면, 모듈형 주거와 우주 인프라처럼 기술과 제도, 경제성의 검증이 더 필요한 분야도 있다. 따라서 모든 전망을 확정된 미래로 받아들이기보다 기업이 점검해야 할 시장 변화의 방향으로 활용하는 것이 적절하다. AI가 누구에게나 비슷한 수준의 정보를 제공하는 환경에서 지속적인 경쟁력은 그 정보를 바탕으로 올바른 판단을 내리고 실제 성과를 만들어내는 능력에서 나온다. 2027년을 준비하는 기업의 경영 전략도 결국 이 기준에 따라 평가받게 될 것이다.

관련참고기사:입소스, 《마켓 트렌드 2027: 스토리 액팅의 시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