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대한민국을 포함한 전 세계는 두바이 초콜릿과 코티지 치즈에 열광했다. 하지만 유행의 주기가 갈수록 짧아지는 지금, 업계의 시선은 이미 2026년을 향하고 있다. 전문가들이 예측하는 내년 식음료(F&B) 시장은 강렬한 감각적 자극과 과학적 데이터에 기반한 실용주의가 결합된 형태다. 2026년 식품 비즈니스의 지형도를 바꿀 6가지 핵심 트렌드를 분석했다.
[Sensory] '맵단'의 진화형, 과일과 산미가 결합된 '프라이시(Fricy)'의 공습
지난해 식품업계를 휩쓴 '핫 허니(Hot Honey)'와 '칠리 크리스프'의 바통을 이어받을 주인공은 '프라이시(Fricy, Fruity+Spicy)'다. 과일의 달콤함과 향신료의 매운맛을 결합한 이 트렌드는 멕시코의 라임·칠리 소금 망고나 태국의 매콤한 과일 샐러드에서 영감을 얻었다.
수치는 이미 시장의 변화를 증명한다. 온라인 유통사 '수셰프(Sous Chef)'에 따르면, 멕시코의 과일 양념 '차모이(Chamoy)' 매출은 최근 3개월간 64% 급증했고, 일본의 유자 칠리 소스인 '유즈코쇼' 역시 28% 성장했다. 주류 시장에서도 매콤하고 신맛을 강조한 '스포어(Spour, Spicy+Sour)' 칵테일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단순한 매운맛을 넘어 복합적인 층위의 미각을 제공하는 것이 제품 개발의 핵심 과제가 될 전망이다.
[Healthcare] GLP-1이 재정의한 식사, '스낵화'와 '영양 밀도'의 대두
비즈니스 측면에서 가장 파괴적인 변수는 '오젬픽(Ozempic)' 등 GLP-1 계열 다이어트 신약의 확산이다. 약물 복용으로 인해 식사량이 줄어든 소비자들은 이제 '적게 먹어도 확실한 만족감'을 주는 제품을 찾는다. 이에 따라 작고 귀여운 형태의 '스낵화(Snackification)'가 가속화되고 있으며, 웨이트로즈 조사 결과 응답자의 57%가 정찬 대신 소량의 스낵 취식을 선호한다고 답했다.
양보다 질을 따지는 경향은 데이터로도 나타난다. 오카도 리테일에 따르면 최근 12개월간 '식이섬유 스낵' 검색량은 무려 2,578% 폭증했다. 음료 시장 역시 설탕 가득한 탄산음료 대신 프로바이오틱 소다, 전해질 파우더, 버섯 커피 등 기능성과 무드 부스팅(Mood-boosting) 효과를 동시에 갖춘 제품들이 주도권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Back to Basic] 익숙한 식재료의 '힙'한 변신: 버터, 감자 그리고 양배추
가장 흔한 식재료들이 SNS라는 날개를 달고 프리미엄 가치를 획득한다. 초가공식품(UPF)에 대한 경계심이 높아지면서 천연 원재료인 버터가 재조명받고 있다. 특히 버터를 끓여 견과류 향을 극대화한 '브라운 버터(Beurre Noisette)'는 틱톡에서 수천만 회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2026년의 '새로운 피스타치오'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저렴한 식재료의 상징이었던 감자와 양배추의 반란도 주목할 만하다. 에어프라이어의 보급과 '스퍼드 브로스(Spud Bros)' 같은 SNS 스타들의 활약으로 구운 감자(Jacket Potato)는 훌륭한 한 끼 식사로 격상됐다. 핀터레스트 내 양배추 관련 검색량이 110% 이상 증가한 것은, 고물가 시대에 가성비와 건강, 그리고 시각적 화제성을 동시에 잡으려는 영리한 소비자들의 전략을 반영한다.
2026년의 식품 트렌드는 단순히 '무엇을 먹느냐'를 넘어, '식품이 개인의 라이프스타일과 기술적 변화에 어떻게 적응하느냐'**의 문제로 귀결된다. 다이어트 신약의 보편화는 식품의 물리적 규격을 축소시켰고, 초가공식품에 대한 피로감은 버터와 양배추 같은 원물 식재료의 본질적인 가치를 부각하고 있다.
비즈니스 실무자들은 다음의 세 가지 포인트에 주목해야 한다.
1. 마이크로 타겟팅과 제품 규격의 다변화: 대용량보다는 영양 밀도가 높고 시각적 만족감을 주는 '소량 고품질' 제품 라인업 구축이 필수적이다.
2. 복합 미각(Multilayered Flavor)의 개발: 단순한 매운맛이나 달콤함을 넘어, '프라이시(Fricy)'와 같이 이국적인 산미와 매운맛이 결합된 독창적인 풍미 조합이 브랜드의 차별화 요소가 될 것이다.
3. 익숙한 식재료의 스토리텔링: 감자나 양배추처럼 흔한 재료라도 에어프라이어 레시피나 SNS 감성을 결합해 '건강하고 힙한' 이미지로 재포지셔닝한다면 고물가 시대에 강력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결국 2026년의 승자는 소비자의 건강한 욕망을 데이터로 읽어내고, 이를 가장 감각적인 방식으로 접시에 담아내는 브랜드가 될 것이다.
2026년 F&B 트렌드 6가지
1. 프라이시(Fricy)와 스포어(Spour): 다층적 미각의 시대
단순히 맵거나 달콤한 맛에 열광하던 시대를 지나, 이제 소비자들은 과일의 풍미와 매운맛이 결합된 '프라이시(Fruity+Spicy)'라는 복합적인 미각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멕시코의 라임·칠리 소금을 곁들인 망고나 태국의 강렬한 과일 샐러드처럼, 달콤함 뒤에 오는 매콤한 감각이 대중적인 선호도로 자리 잡았다. 실제로 멕시코의 과일 양념 '차모이'와 일본의 '유즈코쇼' 매출이 급격히 상승하고 있으며, 이러한 흐름은 주류 및 음료 시장으로 이어져 신맛과 매운맛이 조화를 이루는 '스포어(Spour, Spicy+Sour)' 칵테일과 캔 음료의 확산으로 나타나고 있다.
2. 스낵화와 미니 포션: GLP-1이 재편한 식사 규격
최근 다이어트 신약(GLP-1)의 대중화는 식품의 규격 자체를 바꾸고 있다. 약물 복용으로 인해 식사량이 줄어든 소비자들은 정찬 대신 작고 정교한 형태의 '스낵화(Snackification)'된 메뉴를 선호하게 되었다. 웨이트로즈의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7%가 가끔 식사 대신 스낵 형태의 소량 취식을 즐긴다고 답했다. 이는 단순히 양을 줄이는 것을 넘어, 작지만 시각적으로 귀엽고 만족도가 높은 '미니 사이즈' 제품들이 SNS를 통해 놀이처럼 확산되며 하나의 문화적 현상으로 자리 잡았음을 시사한다.
3. 기능성 식품: 영양 밀도 중심의 가치 소비
섭취하는 절대량이 줄어들면서 역설적으로 '영양 밀도(Nutrient Density)'에 대한 집착은 더욱 강해지고 있다. 단순히 배를 채우는 것이 아니라 단백질, 식이섬유, 유익균 등 확실한 기능성을 제공하는 제품에 지갑을 여는 추세다. 최근 12개월간 '식이섬유 스낵' 검색량이 2,578% 폭증한 사례나, 틱톡에서 '버섯 커피' 해시태그가 9만 건 이상 생성된 것은 이러한 변화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이제 음료 시장에서도 단순 탄산을 넘어 장 건강을 돕는 프로바이오틱 소다나 에너지를 보충하는 전해질 파우더가 기본 사양으로 요구된다.
4. 브라운 버터: 초가공식품 대안으로서의 풍미 혁신
건강에 대한 경계심이 '초가공식품(UPF)' 기피 현상으로 이어지면서, 마가린 같은 가공 유지 대신 천연 버터를 활용한 조리법이 각광받고 있다. 특히 버터를 갈색이 될 때까지 끓여 견과류의 고소한 풍미를 극대화하는 브라운 버터(Beurre Noisette) 기법은 SNS 셰프들을 통해 대중적인 필수 레시피가 되었다. 전문가들은 브라운 버터가 지난 몇 년간 시장을 휩쓴 피스타치오의 뒤를 이어, 2026년 식품업계 전반에 고소한 풍미를 주입하는 핵심 식재료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5. 재탄생한 구운 감자: 에어프라이어가 낳은 힙한 건강식
가장 대중적인 식재료인 감자는 기술적 진보와 SNS 마케팅이 결합되어 화려하게 부활했다. 영국 가구의 60% 이상이 보유한 에어프라이어는 구운 감자(Jacket Potato)를 빠르고 간편한 요리로 만들었으며, 인플루언서들은 여기에 사워크림, 마늘, 베이컨 등 다채로운 토핑을 얹어 '감자 퀸'이나 '스퍼드 브로스' 같은 메가 히트 콘텐츠를 생산해 냈다. 저렴하면서도 영양가가 풍부한 감자는 고물가 시대에 가성비와 SNS 감성을 모두 충족시키는 전략 메뉴로 거듭났다.
6. 양배추의 역습: 천대받던 채소의 프리미엄화
과거 식탁의 조연에 불과했던 양배추는 이제 레스토랑 메뉴판의 주인공으로 등극했다. 핀터레스트의 데이터에 따르면 양배추 만두 검색량은 110%, 양배추 수프는 95% 이상 증가하는 등 양배추의 재발견이 두드러지고 있다. 구운 히스피 양배추나 발효 양배추처럼 세련된 조리법이 제안되면서, 저렴하고 보관이 용이하며 건강에 좋다는 장점이 부각되었다. 이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가장 기본적인 식재료를 창의적으로 소비하려는 경향이 강화되고 있음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