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전략/2026년트렌드

[보고서]2026 미디어 트렌드 (Dentsu)

Marketcast 2025. 11. 3. 10:34

AI와 자동화가 일상 깊숙이 스며든 지금, 브랜드의 성장은 더 이상 기술의 문제만이 아니다. 덴츠(Dentsu)가 발표한 2026 Media Trends Report: Human Truths in the Algorithmic Era는 “알고리즘이 인간의 클릭과 스크롤을 지배하는 시대에도 가장 강력한 통찰은 여전히 인간에게 있다”고 선언한다.

이번 보고서는 AI, 자동화, 문화 융합이 미디어 소비 행태를 뒤흔드는 가운데 ‘단순함, 사회성, 주의력’이라는 세 가지 인간적 진실이 앞으로의 브랜드 성장의 나침반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덴츠 글로벌 미디어 총괄 윌 스웨인(Will Swayne)은 “변하지 않는 인간 행동에 전략의 뿌리를 두어야 한다”고 조언하며, 알고리즘 시대의 브랜드 생존 원리를 제시한다.


We Are Simple Until We Are Complex — 단순함 속의 복잡함

인간은 본능적으로 ‘편리함’을 추구한다. 덴츠 보고서는 “아무도 주차 공간을 찾는 것을 즐기지 않는다”는 일상적인 예시로 시작한다. 그만큼 ‘단순하고 효율적인 경험’은 인간이 기술 발전을 통해 꾸준히 추구해온 방향이다. 그러나 덴츠는 중요한 역설을 제시한다.

“인간은 단순함을 원하지만, 때로는 그 단순함 속에 복잡함을 갈망한다.”

즉, 완전한 무마찰(frictionless) 상태는 편리하지만, 인간에게는 ‘약간의 불편함이 주는 성취감과 감정적 만족’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2026년 브랜드 전략은 ‘효율’과 ‘감정’의 균형을 맞추는 방향으로 재편되고 있다.

1. Search Experience Optimization (검색 경험 최적화)

기존의 검색엔진 최적화(SEO)는 이제 시대에 뒤처지고 있다. 검색의 중심이 텍스트 기반의 키워드에서 대화형·멀티모달 인터페이스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TikTok, Amazon, ChatGPT, Gemini 등 다양한 플랫폼이 검색의 출발점이 되었고, 사람들은 “무엇을 사야 할까?”가 아니라 “나에게 맞는 건 뭘까?”를 묻는다. 이에 따라 브랜드는 이제 ‘Search Experience Optimization(SEOx)’ — 검색 경험 전체를 설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 브랜드 콘텐츠가 LLM(대형 언어모델) 상에서 어떻게 표현되고 인식되는가
  • 시각·음성·텍스트 등 다중 모달 환경에서 얼마나 매끄럽게 노출되는가
  • 검색 데이터와 브랜드의 1st-party 데이터 결합을 통한 차별화

이 모든 요소가 ‘검색경험’으로 통합된다. 덴츠는 이를 “새로운 검색 표준”이라 부르며, 브랜드가 소비자 여정의 모든 ‘진입점’을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2. Digital Delegation (디지털 위임과 에이전틱 AI)

AI의 발전으로 ‘에이전트(Agentic AI)’가 소비자 생활 전반에 확산되고 있다. 에이전틱 AI란 사용자의 목표를 이해하고, 스스로 판단해 행동하는 AI 시스템을 말한다. 예를 들어, Amazon의 ‘Buy for Me’ 기능처럼 AI가 대신 제품을 구매하거나, 일정 관리, 예약 등을 수행하는 형태다. 그러나 덴츠는 여기서 중요한 경고를 덧붙인다.

“AI 에이전트를 많이 만든다고 해서 더 똑똑해지는 것은 아니다.”

브랜드는 단순히 AI를 보유하는 것이 아니라, 전략적으로 설계된 ‘맥락 인식형’ 에이전트를 구축해야 한다.
이를 위해 다음 세 가지 원칙이 필요하다.

  1. 전략적 가치 중심 — 고객 여정을 최적화할 수 있는 목적 기반 설계.
  2. 거버넌스와 통제 체계 — 에이전트 운영의 품질, 윤리, 브랜드 일관성을 검증할 수 있는 감독 시스템 구축.
  3. 모듈형 구조(Modularity) — 기술 변화에 따라 쉽게 교체·확장할 수 있는 유연한 AI 생태계.

덴츠는 이를 “Agent Inflation(에이전트 과잉 시대)” 속에서 브랜드가 신뢰를 지키는 핵심 원칙이라 정의한다.


3. Friction Paradox (마찰의 역설)

디지털 시대의 핵심 키워드는 ‘무마찰(Frictionless) 경험’이었다. 클릭 한 번으로 결제, 즉시 배송, 자동 로그인 — 하지만 덴츠는 역으로 말한다.

“적절한 마찰은 브랜드를 기억하게 만든다.”

예를 들어, 패션 브랜드 Knitwrth는 예약제 한정 판매를 통해 구매 경험에 ‘희소성과 기다림’을 더한다. Trader Joe’s는 여전히 온라인 주문을 제공하지 않고, 오프라인 매장 방문을 유도한다. 이런 ‘불편함’은 고객에게 참여의 즐거움, 공동체 감각, 브랜드 충성도를 강화시킨다. 덴츠는 이 현상을 “의도된 마찰(Intentional Friction)”이라 부르며, 브랜드가 무조건적인 효율화보다 감정적 몰입을 설계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분석한다.


We Are Social Animals — 우리는 사회적 동물이다

인간의 본성은 ‘연결’이다.
AI 알고리즘이 개인 맞춤화를 극대화하면서도, 사람들은 여전히 함께 경험하고, 이야기하고, 공감하는 공간을 원한다.이제 브랜드의 경쟁력은 기술보다 ‘사회적 공명력(social resonance)’에 달려 있다.

덴츠는 이를 세 가지 트렌드로 정리한다.


4. Communities Shape the Narrative (커뮤니티가 내러티브를 만든다)

브랜드의 메시지는 더 이상 기업이 일방적으로 통제하지 않는다. Reddit 포럼, Twitch 채팅, Discord 서버, TikTok 크리에이터 등 커뮤니티가 새로운 여론의 장이 되었다. 브랜드가 살아남으려면 ‘참여자’가 되어야 한다.즉, 단순히 광고를 내보내는 것이 아니라 커뮤니티 내에서 신뢰할 수 있는 존재로 작동해야 한다.

유니레버가 전체 광고 예산의 50%를 소셜 채널에 투입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덴츠는 “크리에이터와 커뮤니티는 브랜드의 새로운 미디어”라 강조하며, 팔로워 수가 아니라 ‘영향의 깊이’가 성과를 좌우한다고 설명한다.


5. Shared Memories Hit Different (공유된 기억의 힘)

스트리밍 시대에도 ‘라이브 경험’은 여전히 강력하다. Netflix, Apple TV, DAZN 등 플랫폼들이 실시간 스포츠, 콘서트, 이벤트 중계에 투자하는 이유는 실시간 경험이 사람들을 연결하고, 기억을 공유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 트렌드는 동시에 ‘향수(Nostalgia)’를 자극하는 문화로 이어진다.
서브웨이는 영화 Happy Gilmore 2의 개봉과 연계해 한정 메뉴를 출시했고, 맥도날드는 2006년 단종된 Snack Wrap을 부활시켜 밀레니얼 세대의 감성을 자극했다. 이는 ‘과거의 공유된 기억’을 활용한 정서적 리마케팅(emotional remarketing)이다.


6. Business Messaging Takes Off (대화형 커뮤니케이션의 부상)

WhatsApp, WeChat, Messenger 등 메시징 앱은 이제 단순한 소통 도구를 넘어 브랜드와 고객 관계의 핵심 허브로 자리잡고 있다. 덴츠는 이를 “비즈니스 메시징의 시대”라고 정의하며, 메시징을 통해 마케팅, 커머스, 고객 서비스가 통합된 ‘단일 경험 경로’ 를 구축할 것을 제안한다.

  • QR코드를 통한 즉시 상담 연결
  • 자동화된 대화형 쇼핑 지원
  • 라이브 상담과 개인화된 추천 결합

이러한 ‘메시징 기반 CX(고객경험)’ 은 고객과의 연결성을 강화하고,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는 가장 효과적인 채널로 자리잡고 있다.


We Don’t Read Advertising — 우리는 광고를 읽지 않는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주의력은 가장 희귀한 자원이 되었다. 덴츠는 “주의력은 이제 마케팅의 통화(currency)”라고 정의한다. 광고가 넘쳐나는 시대에 사람들은 광고를 ‘읽지’ 않으며, 오직 자신이 흥미를 느끼는 콘텐츠에만 반응한다.

따라서 브랜드는 ‘노출의 양’이 아니라 ‘집중의 질’에 투자해야 한다.


7. AI-Generated Audiences (AI가 만든 오디언스)

AI 기술을 활용해 가상 소비자 집단(AI-generated audiences)을 시뮬레이션함으로써, 브랜드는 실제 데이터에 기반한 가설 검증과 실험적 캠페인을 수행할 수 있다. 이들은 기존의 패널 조사보다 빠르고, 정교하며, 예측 정확도가 높다.

예를 들어, 덴츠의 ‘Generative Audiences’ 솔루션은 실제 데이터와 AI 신호를 결합해 잠재 소비자의 감정·의도·패턴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 이는 향후 마케팅 리서치와 캠페인 설계의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게 될 기술이다.


8. Attention Gets a Longer-Term Look (장기적 주의력 측정)

과거의 광고 지표는 클릭률, 노출 수 등 단기적 성과에 치중했다. 그러나 덴츠 산하의 Carat은 대규모 연구 Brand Reset을 통해 CTV(Connected TV) 와 단기 동영상 콘텐츠의 ‘장기 매출 영향력’을 측정했다.

그 결과,

  • 한 번의 CTV 노출만으로도 3년간 3% 이상 매출 상승
  • 짧은 영상 한 편이 6% 이상의 장기 브랜드 상승 효과를 유발

이는 광고의 ‘즉각적 반응률’이 아니라 ‘지속적 기억 효과’ 를 중심으로 평가해야 한다는 의미다. 즉, 브랜드는 단기 성과보다 오랜 시간 동안의 주의 지속성(attention span) 에 집중해야 한다.


9. Entertainment Opens New Brand Avenues (엔터테인먼트 속의 브랜드 기회)

주의력 경쟁의 최전선은 ‘엔터테인먼트’다. 2026년에는 스포츠 다큐시리즈, 게임, 애니메이션, 마이크로드라마 등 콘텐츠가 곧 브랜드의 새로운 미디어가 된다.

  • 스포츠 다큐시리즈: 팬층 확대와 감정적 스토리텔링으로 브랜드 인지도 강화
  • 게임: 50억 명 이상의 글로벌 이용자 기반, 하지만 광고 투자 비중은 5% 미만 — 블루오션
  • 애니메이션/마이크로드라마: 젊은 세대의 문화 중심지, 브랜드의 정서적 입지 강화

맥도날드와 리버풀 FC가 일본 만화 IP와 협업하고, Apple이 영화 F1을 통해 브랜드 통합형 제작 모델을 선보이는 사례는 ‘브랜드가 문화의 일부로 진입’하는 흐름을 보여준다.

2026년의 미디어 지형은 불확실성과 알고리즘에 의해 재편되지만, 덴츠는 명확한 방향성을 제시한다. 성공하는 브랜드는 단순함으로 연결되고, 사회성으로 공감하며, 주의력으로 기억되는 브랜드다.

AI가 콘텐츠를 추천하고, 데이터가 의사결정을 내리는 시대에도 결국 브랜드 성패를 가르는 것은 “얼마나 인간적인가”에 달려 있다. 덴츠는 이를 ‘Media as a Flywheel’이라 부른다 — 미디어를 단순한 채널이 아닌, 창의성과 경험을 잇는 성장 엔진으로 바라보는 시각이다.

 

관련참고기사:Dentsu Unveils Key 2026 Media Trends: Human Truths in The Algorithmic Era